인공관절을 넣은 다리가 부러졌다면, 인공관절 주변 골절과 재치환술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은 통증을 줄이고 다시 걷게 해 주는 좋은 수술입니다. 하지만 수술 후 몇 년이 지나 넘어지거나 뼈가 약해지면, 인공관절이 박혀 있는 허벅지뼈가 부러지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것을 인공관절 주변 골절이라고 합니다.
이번 글은 예전에 오른쪽 고관절 반치환술(바이폴라)을 받으셨던 90세 전후 환자분의 이야기입니다. 인공관절 줄기 주변의 허벅지뼈가 부러졌고, 기존 줄기를 빼낸 뒤 더 긴 줄기로 바꾸는 재치환술을 했습니다. 이 수술에서 저는 처음으로 모듈형 재치환 줄기를 써 보았는데, 그 경험도 함께 적어 보겠습니다.
인공관절 주변 골절이란
말 그대로 인공관절(prosthesis) 주위(peri-)의 뼈에 생긴 골절입니다. 고관절 인공관절에서는 금속 줄기가 박혀 있는 허벅지뼈(대퇴골)에 주로 생깁니다.
- 넘어짐: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고령에 골다공증이 있으면 가볍게 넘어져도 부러질 수 있습니다.
- 힘이 몰리는 자리: 단단한 금속 줄기와 그보다 무른 뼈가 만나는 곳, 특히 줄기 끝부분에 힘이 집중됩니다.
- 약해진 뼈: 시간이 지나며 줄기 주변 뼈가 얇아지거나 줄기가 헐거워지면 작은 충격에도 약해집니다.
가볍게 볼 골절이 아닙니다. 2019년 스코틀랜드 16개 병원의 인공관절 주변 대퇴골 골절 328건을 분석한 연구에서 환자의 평균 나이는 79세였고, 1년 사망률은 20.8%였습니다. 일반적인 고관절 골절(29%)보다는 낮지만, 같은 나이의 일반 인구보다 2.7배 높은 수치입니다. 그만큼 빨리 진단하고, 일찍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를 정하는 기준, 밴쿠버 분류
인공관절 주변 골절은 밴쿠버(Vancouver) 분류로 나눕니다. 골절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인공관절 줄기가 여전히 단단히 박혀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A형
대전자·소전자 부위
줄기는 그대로, 필요하면 작은 고정
B1형
줄기 주변, 줄기는 단단함
금속판과 케이블로 골절 고정
B2형
줄기 주변, 줄기가 헐거움
긴 줄기로 재치환 ± 골절 고정
B3형
줄기 헐거움 + 뼈 부족
재치환과 뼈 보강, 큰 재건
C형
줄기 끝보다 한참 아래
줄기는 그대로, 골절만 고정
가장 흔하고 판단이 어려운 것은 줄기 주변에 생기는 B형입니다. 줄기가 단단하면(B1) 부러진 뼈만 금속판과 케이블로 고정합니다. 줄기가 헐거워졌다면(B2) 뼈만 붙여서는 줄기가 계속 흔들리기 때문에, 줄기를 빼내고 부러진 곳을 지나 건강한 뼈까지 닿는 긴 줄기로 바꾸는 재치환술이 원칙입니다. 뼈가 너무 부족하면(B3) 더 큰 재건이 필요합니다.
이번 환자: 줄기가 헐거워진 B2 골절
엑스레이에서 줄기를 감싸던 허벅지뼈 위쪽이 길게 쪼개져 있었습니다. 줄기를 붙잡고 있던 뼈가 부러졌으니 줄기도 더 이상 단단하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밴쿠버 B2형입니다.
엑스레이만으로는 골절선이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워 CT를 찍었습니다. 새 줄기가 골절선보다 충분히 아래, 부러지지 않은 단단한 뼈에 박혀야 하므로 이 정보가 수술 계획의 출발점이 됩니다.
수술: 줄기를 빼고, 뼈를 묶고, 더 긴 줄기로
- 기존 줄기 제거: 헐거워진 반치환술 줄기를 빼냈습니다.
- 부러진 뼈 맞추기: 대전자(엉덩이 바깥쪽 튀어나온 뼈)와 길게 쪼개진 바깥쪽 뼈 조각을 제자리에 맞춘 뒤, 대전자를 갈고리로 걸어 잡는 그립 금속판과 케이블로 묶었습니다. 대전자에는 엉덩이 근육이 붙어 있어 이 뼈가 잘 붙어야 절뚝거림 없이 걸을 수 있습니다.
- 긴 줄기 삽입: 골절 부위를 지나 아래쪽 단단한 뼈에 박히는 긴 재치환 줄기를 넣었습니다.
- 뼈 이식과 관절 맞추기: 뼈가 비는 곳에는 이식용 뼈를 채우고, 골반 쪽 연골 상태가 괜찮아 다시 반치환술(바이폴라) 머리를 끼웠습니다.
| 구성 | 사용한 것 | 역할 |
|---|---|---|
| 재치환 줄기 | 모듈형 원뿔 줄기, 원위부 길이 155mm · 지름 17mm | 골절 아래 단단한 뼈에 박혀 체중을 받음 |
| 근위 몸통 | 23mm, 길이 +10mm | 다리 길이와 관절 위치를 따로 맞춤 |
| 머리 | 세라믹 28mm 머리 + 바이폴라 50mm | 골반 쪽은 그대로 두는 반치환술 |
| 금속판 | 대전자 그립 금속판(6공) | 대전자와 바깥쪽 뼈 조각 고정 |
| 케이블 | 7가닥(금속판 연결형 3, 단독 4) | 쪼개진 뼈를 줄기 둘레로 묶음 |
| 뼈 이식 | 이식용 해면골 15cc | 뼈가 빈 곳을 채워 유합을 도움 |
처음 써 본 모듈형 줄기
이번 수술의 특이점은 Stryker사의 Restoration Modular 시스템을 썼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 수술에서 처음 써 보았습니다.
일반 줄기는 위아래가 한 덩어리입니다. 모듈형 줄기는 아래쪽 줄기와 위쪽 몸통을 따로 골라 조립합니다. 먼저 홈이 파인 원뿔 모양의 긴 아래쪽 줄기를 부러지지 않은 허벅지뼈 속에 단단히 박아 고정을 얻습니다. 그다음 위쪽 몸통의 길이와 방향을 골라 다리 길이와 관절 위치를 맞춥니다.
인공관절 주변 골절에서는 위쪽 뼈가 부서져 있어 평소처럼 뼈를 기준으로 높이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고정은 아래에서, 다리 길이는 위에서 따로 맞출 수 있다는 점이 이런 상황에 잘 맞습니다. 처음 쓰는 기구라 수술 전에 엑스레이로 줄기 길이와 지름을 여러 번 재 보고, 수술 중에도 시험용 부품으로 길이와 안정성을 확인한 뒤 최종 부품을 넣었습니다.
근거도 있습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 B2·B3형 골절 44명을 이런 모듈형 원뿔 줄기로 치료하고 평균 4.5년 추적한 연구에서 골절은 98%가 붙었고, 줄기도 98%가 안정적으로 고정됐습니다. 다만 11%는 관절 탈구로 재수술을 받아, 수술 후 탈구를 조심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알려 주었습니다.
수술 후 관리
고령 환자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최대한 빨리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입니다. 오래 누워 있으면 폐렴, 혈전, 욕창, 근력 저하가 빠르게 찾아옵니다.
- 체중 싣기: 고정 상태와 뼈의 질을 보고 보행기를 이용해 조금씩 늘립니다. 엑스레이로 뼈가 붙는 것을 확인하며 단계를 올립니다.
- 탈구 예방: 다리를 깊게 구부리거나 안쪽으로 꼬는 자세를 피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 후 퇴원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골다공증 치료: 다음 골절을 막기 위해 골밀도 검사와 약물 치료를 꼭 이어 갑니다(골감소증 칼럼).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입니다
- 낙상 예방: 미끄럼 방지 매트, 화장실 손잡이, 밤에 켜 두는 조명을 준비하고 필요하면 지팡이나 보행기를 씁니다.
- 골다공증 관리: 정기적으로 골밀도를 확인하고 칼슘, 비타민 D, 약물 치료를 챙깁니다.
- 근력 운동: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을 꾸준히 단련하면 균형이 좋아지고 넘어질 위험이 줄어듭니다.
- 정기 검진: 인공관절 수술 후에도 정기적으로 엑스레이를 찍어 줄기가 헐거워지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 바로 병원에 와야 할 때: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다리로 넘어진 뒤 허벅지가 아프거나, 다리를 디딜 수 없으면 바로 진료를 받으세요.
마치며
- 인공관절 주변 골절은 주로 넘어지면서 생기며, 고령 환자에게는 생명과 직결되는 골절입니다.
- 치료는 골절 위치와 줄기가 단단한지에 따라 정합니다. 줄기가 헐거워진 B2형은 긴 줄기로 바꾸는 재치환술이 원칙입니다.
- 모듈형 줄기는 아래에서 고정을, 위에서 다리 길이를 따로 맞출 수 있어 뼈가 부서진 상황에 도움이 됩니다.
- 낙상 예방과 골다공증 치료가 가장 확실한 예방법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입니다. 골절의 모양, 뼈의 상태, 전신 건강에 따라 치료는 달라질 수 있으니 진료를 통해 확인하세요.
참고문헌
- Duncan CP, Masri BA. Fractures of the femur after hip replacement. Instr Course Lect. 1995;44:293–304.
- Abdel MP, Lewallen DG, Berry DJ. Periprosthetic femur fractures treated with modular fluted, tapered stems. Clin Orthop Relat Res. 2014;472(2):599–603.
- Stoffel K, Blauth M, Joeris A, et al. Fracture fixation versus revision arthroplasty in Vancouver type B2 and B3 periprosthetic femoral fractures: a systematic review. Arch Orthop Trauma Surg. 2020;140:1381–1394.
- SCOTnet SNAP Femur Group. The epidemiology and outcomes of periprosthetic femur fractures: the Scottish National Audit of Periprosthetic Femur Fractures (SNAP Femur) study. Bone Joint J. 2026;108-B(5):707–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