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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속 금속판, 꼭 빼야 하나요? 언제 빼나요?

정형외과 전문의 남희승 · · 수술 1,105건으로 본 금속 제거술

골절 수술을 받은 분들이 외래에서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생님, 이 철심은 언제 빼요? 꼭 빼야 하나요?"

답은 "사람마다, 부위마다 다릅니다"입니다. 그렇게만 말씀드리면 막막하실 것 같아 이번에는 제 수술 기록을 직접 들여다봤습니다. 2023년 3월부터 2026년 10월까지 세 병원에서 제가 집도한 수술 1,105건 가운데, 몸속 금속을 빼는 금속 제거술은 126건(약 11%)이었습니다. 열 건 중 한 건꼴로, 정형외과에서는 꽤 흔한 수술입니다.

어디에서 가장 많이 뺐을까

금속 제거술 126건의 부위별 건수 막대그래프. 손목 28건, 발목 26건, 무릎 절골술 금속판 15건, 쇄골 13건 순
부위별 금속 제거술 건수 (2023.3–2026.10, 부위 불명확 5건 제외)

가장 많은 부위는 손목(28건)과 발목(26건)이었습니다. 둘 다 넘어지면서 가장 흔하게 부러지는 곳이고, 피부 바로 밑에 금속판이 놓여 만져지거나 불편감을 주기 쉬운 부위입니다.

세 번째는 무릎 휜다리교정술(HTO) 금속판(15건)입니다. 골절이 아니라 O자 다리를 바로잡으려고 뼈를 자른 뒤 고정한 판입니다. 뼈가 붙으면 빼는 경우가 많은데, 무릎 안쪽 피부 밑에서 판이 걸리적거리기 쉽고, 나중에 인공관절 수술을 하게 되면 어차피 빼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허벅지뼈(대퇴골)는 3건뿐이었습니다.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꼭 빼야 하나요?

아무 불편이 없다면 대부분은 빼지 않아도 됩니다. 요즘 쓰는 정형외과 금속은 몸 안에 오래 있어도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드뭅니다. 금속을 빼는 것도 엄연한 수술이라 마취와 상처, 드물지만 감염이나 신경 손상, 재골절 같은 위험이 따릅니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제거를 권하거나 적극적으로 고려합니다.

  • 금속이 만져지거나 아플 때: 발목 바깥 복사뼈, 쇄골, 무릎뼈, 팔꿈치 끝처럼 살이 얇은 곳은 금속이 신발이나 가방끈에 닿아 불편하기 쉽습니다.
  • 감염이 생겼을 때: 금속 표면에 세균이 자리 잡으면 금속을 빼야 낫는 경우가 많습니다.
  • 나사가 풀리거나 금속이 부러졌을 때
  • 금속이 관절 움직임이나 힘줄을 방해할 때
  • 앞으로 다른 수술이 예정되어 있을 때: 휜다리교정술 금속판이 대표적입니다.
  • 젊고 활동적인 분이 원할 때: 충분히 상의한 뒤 결정합니다.

반대로 빼지 않는 편이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고관절 주변 골절에 넣은 큰 금속봉은 빼는 수술 자체가 크고, 뺀 자리로 다시 부러질 위험이 있어 특히 고령인 분들께는 대개 그대로 둡니다. 제 기록에서 허벅지뼈 제거가 3건뿐인 것도 이 때문입니다. 위팔뼈처럼 신경이 금속 바로 옆을 지나는 부위도 이득과 위험을 더 꼼꼼히 따집니다.

언제 빼나요?

원칙은 하나입니다. 뼈가 완전히 단단하게 붙은 다음입니다. 엑스레이에서 골절선이 보이지 않을 만큼 뼈가 다시 만들어진 뒤에야 금속이 하던 역할을 뼈가 넘겨받을 수 있습니다.

같은 병원에서 골절 수술과 금속 제거 수술을 모두 받은 43명을 골라 두 수술 사이의 기간을 계산해 봤습니다.

골절 수술 후 금속 제거까지 걸린 기간 막대그래프. 3개월 이내 4명, 3–6개월 9명, 6–9개월 9명, 9–12개월 12명, 12–18개월 6명, 18개월 이후 3명
골절 수술 후 금속을 빼기까지 걸린 기간 (43명, 중앙값 약 7.6개월)
  • 중앙값은 약 7.6개월이었습니다.
  • 절반의 환자가 약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금속을 뺐습니다.
  • 43명 중 36명(84%)이 3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들어갑니다.

부위별로 보면 쇄골·위팔은 반년 전후, 손목은 10개월 전후, 발목과 팔꿈치는 1년 전후로 조금씩 달랐습니다. 체중이 실리는 다리뼈일수록 조금 더 기다리는 경향입니다. 다만 부위별로 나누면 환자 수가 4~11명이라 대략적인 경향으로만 봐 주세요.

3개월 안에 뺀 4명은 대부분 예외적인 경우였습니다. 다시 부러져 재수술하면서 금속을 바꾼 경우, 처음부터 잠깐만 쓰려고 넣은 핀을 계획대로 뺀 경우 등입니다. "빨리 뺄수록 좋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거 수술은 어떤가요?

처음 수술보다는 훨씬 가볍습니다. 제 기록 기준으로는 이렇습니다.

  • 수술 시간: 중앙값 30분, 절반이 20~45분 사이
  • 마취: 대부분 하반신이나 팔만 마취하는 부분마취이고, 전신마취는 약 9%
  • 입원 기간: 중앙값 2일, 당일이나 하루 만에 퇴원하는 경우도 흔함
  • 환자 나이: 중앙값 61세, 50~70대가 약 78%

빼고 나서 조심할 점

금속을 뺀 직후의 뼈에는 나사가 있던 자리마다 작은 구멍이 남습니다. 이 구멍이 다시 뼈로 메워질 때까지는 그 부위가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그래서 보통 6주에서 3개월 정도는 넘어지거나 큰 충격을 받는 운동을 피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구멍이 메워지는 시간은 부위와 나이에 따라 다르니, 운동 복귀 시점은 담당 의사와 상의하세요.

드물지만 금속을 뺄 때 뼈가 함께 떨어져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작은 손목뼈(주상골)에서 나사를 빼다가 뼈 손실이 생각보다 커서 애먹은 적이 있습니다. "불편하지 않으면 굳이 빼지 않는다"는 원칙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금속이 있어도 MRI를 찍을 수 있나요?

대부분의 정형외과 금속(티타늄, 의료용 스테인리스)은 MRI 촬영이 가능합니다. 금속 주변 영상이 조금 흐려질 수는 있습니다. 촬영 전에 몸속에 금속이 있다는 것을 꼭 미리 알려 주세요.

공항 검색대에서 울리나요?

금속의 크기와 종류에 따라 울리기도 하고 안 울리기도 합니다. 울리더라도 수술 받은 부위라고 설명하면 대개 추가 검색으로 끝납니다.

그냥 두면 녹슬거나 몸에 해롭지 않나요?

의료용 금속은 몸 안에서 녹슬지 않도록 만들어집니다. 불편이 없다면 평생 지니고 계셔도 대부분 문제가 없습니다.

마치며

  • 불편이 없으면 대부분 빼지 않아도 됩니다.
  • 뺀다면 뼈가 완전히 붙은 뒤, 제 환자들 기준으로는 보통 6개월에서 1년 사이입니다.
  • 빼고 나서 몇 주에서 몇 달은 뼈에 무리를 주지 마세요.

같은 금속이라도 부위와 나이, 생활에 따라 정답이 다릅니다. 수술해 준 의사와 엑스레이를 함께 보면서 결정하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궁금한 점은 doctornhs@naver.com으로 보내 주세요.

이 글의 통계는 2023년 3월부터 2026년 10월까지 제가 집도한 수술 기록 1,105건에서 개인정보를 제외하고 집계했습니다. 기간 계산은 같은 병원에서 고정 수술과 제거 수술 기록이 모두 확인된 43명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한 의사의 기록이므로 일반적인 기준이라기보다 참고 자료로 봐 주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치료는 진료를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