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와직염·발목 염좌인 줄 알았는데 뼈 속 고름, 브로디 농양
발등이 붉게 부어서 오신 70대 환자분은 처음에 봉와직염으로 보였습니다. 발목이 오래 아팠던 20대 환자분은 흔한 염좌처럼 보였습니다. 두 분 모두 결국 뼈 속에 고름 주머니가 생기는 브로디 농양이었습니다. 두 분의 진단을 바꾼 것은 엑스레이 한 장이었습니다.
브로디 농양이란
브로디 농양은 뼈 안에 국소적으로 고름이 고이는 아급성 골수염입니다. 1832년 영국의 외과의사 벤저민 브로디가 처음 기술해 그의 이름이 붙었습니다. 몸이 세균을 완전히 없애지 못하고 단단한 뼈로 둘러싸 가두면서, 고름 주머니 주위로 하얗게 굳은 뼈 테두리가 생깁니다.
이 병이 놓치기 쉬운 이유는 급성 감염답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9년 보고된 증례 407명을 모은 체계적 문헌고찰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체계적 문헌고찰 결과 |
|---|---|
| 나이와 성별 | 중앙값 17세의 젊은 환자가 많고, 남성이 여성보다 약 2배 |
| 진단까지 걸린 시간 | 증상이 생기고 중앙값 12주 |
| 증상 | 통증 98%, 부기 53%. 84%는 열이 없었음 |
| 혈액검사 | 염증 수치가 오른 경우가 절반이 안 됨 |
| 원인균 | 황색포도알균이 67%로 가장 흔함 |
| 치료 | 94%가 수술, 77%가 장기간 항생제 치료 |
| 재발 | 15.6%에서 재발해 추가 치료가 필요했음 |
열도 없고 혈액검사도 정상에 가까우니 염좌, 성장통, 근육통으로 여기고 지내다 진단이 늦어지기 쉽습니다.
증례 1. 봉와직염처럼 보였던 70대 환자
78세 여성 환자분이 왼쪽 발이 붉게 부어 오셨습니다. 처음 인상은 피부와 피하조직의 감염인 봉와직염이었습니다. 이분은 예전에 발목 위 정강뼈와 종아리뼈 골절로 금속판 고정술을, 같은 쪽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분이었습니다.
엑스레이에서 정강뼈 안쪽 뼈가 하얗게 굳어진 경화성 병변이 보여 CT를 추가로 찍었습니다.
CT에서 뼈 속 염증과 고름 주머니가 확인됐고, 고름이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을 뚫고 바깥으로 번진 상태였습니다. 피부가 붉게 부은 것도 그 때문이었습니다.
수술은 이렇게 했습니다. 바깥쪽 종아리뼈의 금속판을 제거하고, 그 공간을 통해 정강뼈 안으로 반코마이신을 섞은 항생제 시멘트 구슬을 넣었습니다. 항생제 구슬은 감염 부위에 항생제를 고농도로 오래 내보내는 방법입니다.
정강뼈 안쪽 금속판은 빼지 않았습니다. 감염 치료만 생각하면 금속을 모두 빼는 것이 좋지만, 이 금속판까지 빼면 약해진 정강뼈가 주저앉을 위험이 컸기 때문입니다. 금속판 주변 감염은 국제 합의에서 골절 관련 감염으로 따로 정의하는데, 뼈가 버티는 힘을 유지하면서 감염을 조절하는 균형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이 수술 뒤 제 폴더에는 “만성 골수염에서는 골절을 미리 조심할 것”이라는 메모가 남았습니다.
이후 환자분은 반대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셨고, 허리 MRI에서 그 주변에도 고름 주머니가 보여 상급종합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이어 가셨습니다. 고령이고 다른 수술 이력이 있는 분의 감염은 다른 부위로 퍼질 수 있어, 새로 생긴 통증도 가볍게 넘기지 않아야 합니다.
덧붙이는 설명 전형적인 브로디 농양은 수술 이력이 없는 젊은 사람에게 생깁니다. 이 환자처럼 고령이고 금속판이 있는 경우는 드물고, 이전 골절 수술 부위의 만성 감염과 겹치는 면이 있습니다. 뼈 속에 테두리를 가진 고름 주머니를 만든다는 점에서 같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증례 2. 발목 염좌처럼 보였던 20대 환자
20대 환자분이 오래 지속된 발목 통증으로 오셨습니다. 넘어진 기억이 뚜렷하지 않은데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엑스레이에서 정강뼈 아래쪽 뼈가 녹은 골용해성 병변이 보였고, 그 둘레를 하얗게 굳은 경화성 테두리가 감싸고 있었습니다. 브로디 농양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MRI의 T2 영상에서 병변 안이 밝게 보여 액체, 즉 고름이 차 있음을 시사했고, CT에서는 병변이 바깥 뼈인 피질골을 녹이며 새어 나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여러 소견을 종합해 브로디 농양을 강하게 의심했습니다.
MRI에는 감별에 도움이 되는 소견이 하나 더 있습니다. T1 영상에서 고름 주머니 안쪽을 따라 주변보다 조금 밝은 얇은 띠가 보이는 ‘반그림자 징후(penumbra sign)’입니다. 아급성 골수염 환자 32명을 분석한 연구에서 75%에서 보였고, 종양보다 감염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양과 헷갈릴 수 있습니다
브로디 농양은 영상에서 일부 뼈 종양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 감별이 꼭 필요합니다.
| 질환 | 주로 생기는 곳·나이 | 구별에 도움이 되는 점 |
|---|---|---|
| 브로디 농양 | 긴뼈 끝부분(골간단), 소아·젊은 성인 | 경계가 뚜렷한 고름 주머니와 하얀 테두리, MRI 반그림자 징후 |
| 유골골종 | 긴뼈, 10~20대 | 밤에 심해지고 소염진통제에 잘 듣는 통증, 작은 중심부(nidus)와 두꺼운 경화 |
| 연골모세포종 | 긴뼈 맨 끝(골단), 10대 | 성장판 쪽 뼈끝에 생기는 경계 뚜렷한 병변 |
| 유잉육종 | 긴뼈 몸통 쪽, 소아·청소년 | 경계가 불분명하게 퍼지는 뼈 파괴, 양파 껍질 모양의 골막 반응, 열·체중 감소 동반 가능 |
그래서 치료할 때는 조직검사를 함께 해서 종양이 아님을 확인합니다. 수술장에서 고름이 확인되면 균 배양 검사를 하고, 병변을 깨끗이 긁어내는 소파술과 적극적인 항생제 치료를 합니다.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도 대부분이 수술과 항생제를 함께 받았고, 결과는 대체로 좋았지만 약 15%는 재발해 추가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마치며
- 브로디 농양은 열이 없고 혈액검사도 정상인 경우가 많아, 오래가는 국소 통증이 거의 유일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 젊은 사람의 정강뼈 아래쪽이나 발목 통증이 몇 주 넘게 이어지면 엑스레이 한 장으로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 예전에 금속판 수술을 받은 부위가 붉게 붓는다면 단순 피부 감염이 아니라 뼈 감염일 수 있습니다.
- 뼈 종양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어 치료할 때는 조직검사와 균 배양을 함께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입니다.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은 다양하니, 통증이나 붓기가 오래가면 진료를 통해 확인하세요.
참고문헌
- van der Naald N, Smeeing DPJ, Houwert RM, Hietbrink F, Govaert GAM, van der Velde D. Brodie's abscess: a systematic review of reported cases. J Bone Jt Infect. 2019;4(1):33–39.
- Grey AC, Davies AM, Mangham DC, Grimer RJ, Ritchie DA. The ‘penumbra sign’ on T1-weighted MR imaging in subacute osteomyelitis: frequency, cause and significance. Clin Radiol. 1998;53(8):587–592.
- Metsemakers WJ, Morgenstern M, McNally MA, et al. Fracture-related infection: a consensus on definition from an international expert group. Injury. 2018;49(3):505–510.